정부는 지난 5월 국민에 개방한 청와대를 미술 전시장을 비롯해 문화 예술을 접목한 복합문화 단지로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청와대가 베르사유궁전 같은 대한민국 최고의 문화 예술 랜드마크로 재탄생한다.

 본관 1층 로비와 영빈관 등은 원형을 보전해 미술품 특별기획 전시장으로 활용한다. 본관·관저·구본관 터는 역대 대통령들의 리더십과 삶을 조망하고 권력의 심장부를 실감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진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업무보고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의 '청와대 활용 종합 청사진'을 보고했다. 지난 5월 국민의 품으로 돌아온 청와대를 최대한 보전하되, 문화 예술·자연·역사를 품은 고품격 복합문화 단지로 재탄생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베르사유·피티궁전처럼 아트콤플렉스…문화재는 철저히 관리
이에 따르면 본관과 관저는 원형을 보존해 관리하되 예술 작품이 함께하는 공간으로 재구성한다.

 본관 1층 로비와 세종실(335㎡), 충무실(355㎡), 인왕실(216㎡)이 전시공간으로 활용된다. 관저의 거실과 별채 식당에도 미술품이 설치된다. 문체부는 구상 과정에서 원형을 그대로 보전한 프랑스 '베르사유궁전', 이탈리아 피렌체 '피티궁전'을 참고했다.

 영빈관은 청와대가 소장하고 있던 미술작품들을 공개하는 고품격 미술품 특별 기획전시장으로 꾸며진다. 이곳은 동양적 요소와 서양적 요소가 혼합된 건축물로 496㎡, 10m 층고를 가져, 미술품 전시에 적합하다.

 문체부는 올 가을 청와대 소장품 특별전을 준비하고 있다. 1948년 경무대 시절부터 권부의 심장에 모였던 작품들이 대거 공개된다. 허백련, 장우성, 김기창, 허건, 서세옥, 배렴, 박대성, 송규태 등 한국화가들의 작품이 전시된다.

 문체부는 소장품 기획전을 비롯해 이건희 컬렉션, 국내외 유명 작가 등 최고의 작품들을 유치해 기획 전시하고, 국민들이 청와대가 국민 품 속에 들어왔음을 체감케하겠다는 구상이다.

 녹지원 등 야외공간은 조각공원으로 조성된다. 파빌리온 프로젝트 등 특별전시도 연례행사로 진행한다. 춘추관은 2층 브리핑실을 민간에 대관하는 특별 전시공간으로 활용한다. 첫 전시행사로 오는 8월 장애인문화예술축제(A+페스티벌)를 개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소통하고 공감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발달장애인 화가 김현우·정은혜 등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침류각(서울시 문화재), 오운정(서울시 문화재), 석조여래좌상(보물 1977호), 칠궁, ‘천하제일복지’ 암각 등 문화재와 유적은 문화재청과 협의해 철저히 관리한다. 아울러 이에 대한 스토리들을 축적, 더욱 흥미있는 공간이 되도록 할 방침이다.

 ◆대통령의 삶 느끼는 '권부의 상징'…구 본관 모형도 복원

 본관과 관저, 구 본관 터는 대통령의 리더십과 삶, 권력 심장부를 실감할 수 있는 상징적 공간으로 구성된다.

 문체부는 이 곳을 찾은 국민들이 역대 대통령들의 모습을 최대한 체감할 수 있도록 대통령 자녀·친인척, 대통령학 전문가 등으로 자문위원회를 구성했다. 이를 통해 역대 대통령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를 수집, 공간 구성에 활용할 예정이다.

 자문위원으로는 ▲조혜자(이승만 대통령 며느리) ▲윤상구(윤보선 대통령 아들) ▲박지만(박정희 대통령 아들, 박근혜 대통령 동생) ▲노재헌(노태우 대통령 아들) ▲김현철(김영삼 대통령 아들) ▲김홍업(김대중 대통령 아들)씨 등이 참여한다. 이중 노재헌씨는 옛 본관과 지금 본관 모두 살아본 인물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지시로 철거된 구 본관 모형도 복원된다. 정부 수립부터 6.25, 산업화, 민주화의 고뇌를 함께한 대통령들의 흔적이 있는 곳이라는 판단이다.

 1939년 준공된 구 본관은 조선총독 관저로 활용됐던 곳이다. 9명의 총독 중 마지막 3명이 기거했고, 해방 후 3년간은 미 군정 사령관 존 리드 하지 중장의 관저로 쓰였다.

 1948년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경무대(집무실+관저)로 사용되며 우리 역사에 편입됐다. 이승만 전 대통령에 이어 윤보선·박정희·최규하·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까지 이 공간을 썼다. 노태우 대통령 임기 전반기인 1991년 10월 본관이 준공되며, 장소를 옮겼고, 김영삼 전 대통령 당시 철거됐다. 현재는 '절병통(節甁桶·현관 지붕 위에 있던 장식물)'만 남아있다.

 박보균 장관은 지난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실시한 사전 브리핑에서 "청와대를 관람한 많은 분들이 단순한 정적인 모습이 아니라 상징성·역사성·예술성이 잘 어우러진 복합공간으로 재구성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라며 "그런 기대를 바탕으로 국민 품으로 돌아온 1단계에 이어, 살아숨쉬는 청와대를 만드는 2단계에 돌입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청와대는 보다 기품있고, 신선하고, 흥미롭게 국민 속에서 살아 숨 쉬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문화 공간 변신 이후 배가될 혼잡은 숙제다. 개방 두 달만에 관람객 130만명이 다녀간 만큼, 훼손 우려도 심각한 상황이다. 미술 전시 외에 상황에 따라 야외 콘서트 등의 공연 행사도 운영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잦은 ‘쇼’가 자칫 청와대의 위상을 격하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박 장관은 “청와대 공간이 결코 놀이터가 돼선 안된다.”라며 “아무나 뛰노는 곳으로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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